1. “우리나라 소나무 곧 멸종”…1조 6천억 쓰고도 붉은소나무 [창]
- 날짜 24-12-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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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생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단풍든 것처럼 붉게 물든 소나무 혹시 보셨나요? 원인은 바로 '소나무재선충병' 때문입니다.
영남과 호남은 물론 충청 지역, 경기도와 강원도까지 급속히 번지고 있습니다.
■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우리 민족의 DNA가 반영된 나무입니다.
우리 속담에 ‘한국 사람은 소나무 밑에서 태어나서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와 밀접한 존재입니다.
국보 1호 숭례문과 서울 광화문, 수원 화성 등 각종 문화재의 기둥과 서까래, 현판 등에 소나무가 쓰였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 전국 확산…“손 쓰기 힘들 정도”
요즘 들어 많이 보이시나요? 단풍 든 것처럼 붉게 물든 소나무를.
소나무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최근 급속히 번지고 있습니다. 경주, 포항, 밀양 등 영남 지역이 가장 심각하고 호남, 충청, 경기, 강원도까지 피해지역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를 갉아 먹을 때 유충이 나무로 들어가 번식하고 유충이 줄기 안을 돌아다니면서 물과 영양분이 오가는 통로를 막아 소나무가 결국 말라 죽게 되는 전염병입니다.
한 번 걸리면 소생하는 나무는 없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물론 산림 전문가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손을 쓰기 힘들 만큼 재선충병이 번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재선충병 방제 예산 1조 7천억 원...방제는 사실상 “실패”
소나무재선충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학설이 유력합니다. 산림청은 30여 년 동안 재선충병을 잡겠다며 1조 6,0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습니다. 내년에도 1,000억 원 이상의 국비가 더 쓰일 전망입니다. 수반되는 지방비까지 합친다면 총사업비는 조만간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으로선 아무리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도 재선충병을 잡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산속에 있는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를 모두 잡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전국 방제 지역 점검했는데 상당수 '부실'
그래서 강원부터 제주까지 전국의 재선충병 현장과 방제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재선충병에 걸린 나무를 벌채하고 약품처리를 하거나 예방 나무주사를 놓는 방제 현장에 적지 않은 부실이 있었습니다. 산림청 재선충병 방제 지침에는 손가락 굵기 이상의 잔가지는 모두 없애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선충 유충이 살아갈 공간도 없애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점검한 방제 지역에서는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감염목을 벌채한 뒤 복원을 위해 심은 어린나무는 상당수가 고사했습니다.
■고가 방제 농약...실제 6년 효과는 있나?
산림청과 지자체는 재선충병의 예방을 위해 소나무에 구멍을 뚫는 ’나무주사‘를 주로 사용합니다. 얼마 전까지 헬기로 농약을 뿌리는 항공방제를 실시했지만, 꿀벌 폐사 등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쳐 중단했습니다. 산림청은 제주 지역에 재선충이 번졌던 2010년대 중반 일본산 농약을 수입하기 시작합니다. 1리터로 환산하면 40만 원이 넘는 초고가입니다. 통상 쓰이는 2년짜리 방제약이 1만 원에서 10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적게는 4배에서 40배까지 비싼 말 그대로 '초고가' 농약입니다. 통상 2년마다 반복해 주사하는 농약과 달리 6년 약효가 지속돼 상대적으로 나무에 구멍을 덜 뚫어도 됐기 때문입니다. 소나무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6년 약효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장기 농약 성분 검사해 보니...잔류 농약 검출률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