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제17편. 목재는 왜 콘크리트보다 탄소감축에 유리할까요?
- 날짜 26-03-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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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와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건설 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콘크리트와 철강 같은 건축 자재의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가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세계 건축계에서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목재 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목재는 콘크리트보다 탄소 감축에 유리한 건축 자재로 평가받는 것일까?

나무는 자라면서 탄소를 저장한다
목재가 탄소 감축에 유리한 가장 큰 이유는 나무가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탄소 형태로 몸체에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된 탄소는 목재가 제품으로 사용되는 동안 계속 유지된다. 일반적으로 목재 1㎥에는 약 0.9톤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목재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면 그만큼 탄소를 건물 속에 장기간 저장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목조건축은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 자체가 탄소 저장 창고 역할을 하게 된다.
콘크리트와 철강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한다. 반면 콘크리트와 철강은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대표적인 예가 시멘트 산업이다. 시멘트를 생산할 때는 석회석을 고온에서 가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화석연료가 사용되고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 역시 마찬가지다. 철광석을 고온에서 제련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가 배출된다. 즉 콘크리트와 철강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재료인 반면, 목재는 탄소를 저장하는 재료라는 차이가 있다.
목재는 탄소 배출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
목재가 탄소 감축에 유리한 또 하나의 이유는 탄소 대체 효과 때문이다.
목재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면 콘크리트와 철강 사용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건축 자재의 사용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효과를 탄소 대체 효과(Substitution effect)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건축 자재로 목재를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나 철강을 사용하는 건축에 비해 탄소 배출을 20~60%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유럽과 북미에서는 목조건축을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공학목재 기술이 목조건축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과거에는 목재가 주로 단독주택이나 저층 건축에 사용되는 재료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학목재 기술의 발전으로 목재의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공학목재로는 구조용 집성판(CLT), 글루램(Glulam), 구조용 단판적층재(LVL) 등이 있다. 이러한 공학목재는 여러 겹의 목재를 접착해 강도를 높인 구조재로 철근콘크리트와 경쟁할 수 있는 구조 성능을 갖는다.
이러한 기술 발전 덕분에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중층과 고층 목조건축도 등장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18층 목조건축 ‘미에스토르네트(Mjøstårnet)’와 미국, 일본, 캐나다의 고층 목조건축 프로젝트는 목재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특히 공학목재는 공장에서 정밀하게 생산되기 때문에 건축 현장에서의 시공 효율도 높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목조건축은 친환경 건축뿐 아니라 산업화된 건축 방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세계는 ‘목조건축’을 늘리고 있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목조건축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럽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목조건축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 일본과 캐나다 역시 공공건축에서 목재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구조용 집성판(CLT)과 글루램 같은 공학목재 기술이 발전하면서 중층과 고층 건축에서도 목재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목재가 단순한 건축 자재가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재료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숲을 키우면서 사용하는 것’
물론 목재 사용이 늘어나면 숲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자주 나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숲을 잘 관리하면서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나무는 베어내고 다시 심으면 계속 자라며 탄소를 흡수한다. 오히려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오래 방치된 숲은 노령화되면서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숲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목재를 건축 자재로 활용하는 것은 탄소를 줄이면서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목재 이용이 곧 탄소중립의 해법
결국 목재는 단순한 건축 자재가 아니라 탄소를 저장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재료다.
나무가 자라면서 탄소를 흡수하고, 목재가 건축물로 사용되면서 탄소를 저장하며, 콘크리트와 철강을 대체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목재 이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목조건축은 탄소중립 시대의 중요한 건축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건축 산업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뿐 아니라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목재는 환경과 산업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중요한 건축 자재로 평가받고 있다.